시스템

높은 추상화 수준, 즉 시스템 수준에서도 깨끗함을 유지하는 방법을 살핀다.

시스템 제작과 시스템 사용을 분리하자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애플리케이션 객체를 제작하고 의존성을 서로 연결하는 준비 과정과 준비 과정 이후에 이어지는 런타임 로직을 분리해야 한다.
시작 단계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풀어야 할 관심사다. 관심사 분리는 우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설계 기법 중 하나다.
불행히도 대다수 애플리케이션은 시작 단계라는 관심사를 분리하지 않는다. 준비 과정 코드를 주먹구구식으로 구현할 뿐만 아니라 런타임 로직과 마구 뒤섞는다.

초기화 지연

public Service getService() {
    if(service == null)
        service = new MyServiceImpl(...);
    return service;
}

초기화 지연(Lazy Initialization) 혹은 계산 지연(Lazy Evaluation) 기법이다. 장점은 실제로 필요할 때까지 객체를 생성하지 않으므로 불필요한 부하가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을 시작하는 시간이 그만큼 빨라진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null을 반환하지 않는다. 하지만 getService 메서드가 MyServiceImpl과 생성자 인수에 명시적으로 의존한다. 런타임 로직에서 MyServiceImpl 객체를 전혀 사용하지 않더라도 의존성을 해결하지 않으면 컴파일이 안 된다.
테스트도 문제다. MyServiceImpl이 무거운 객체라면 단위 테스트에서 getService 메서드를 호출하기 전에 적절한 테스트 전용 객체(TEST DOUBLE이나 MOCK OBJECT)를 service 필드에 할당해야 한다. 또한 일반 런타임 로직에다 객체 생성 로직을 섞어놓은 탓에(service가 null인 경로와 null이 아닌 경로 등) 모든 실행 경로도 테스트해야 한다. 책임이 둘이라는 말은 메서드가 작업을 두 가지 이상 수행한다는 의미다. 즉, 작게나마 SRP를 위반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MyServiceImpl이 모든 상황에 적합한 객체인지 모른다는 사실이 가장 큰 우려다.

초기화 지연 기법을 한 번 정도 사용한다면 별로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이 설정 기법을 수시로 사용한다. 그래서 전반적인 설정 방식이 애플리케이션 곳곳에 흩어져 있다. 모듈성은 저조하며 중복이 심각해진다.

체계적이고 탄탄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면 흔히 쓰는 손쉬운 기법으로 모듈성을 깨서는 절대 안 된다. 객체를 생성하거나 의존성을 연결할 때도 마찬가지다. 설정 논리는 일반 실행 논리와 분리해야 모듈성이 높아진다. 또한 주요 의존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식, 즉 전반적이며 일관적인 방식도 필요하다.

Main 분리

시스템 생성과 시스템 사용을 분리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생성과 관련한 코드는 모두 main이나 main이 호출하는 모듈로 옮기고, 나머지 시스템은 모든 객체가 생성되었고 모든 의존성이 연결되었다고 가정한다.
main 함수에서 시스템에 필요한 객체를 생성한 후 이를 애플리케이션에 넘긴다. 애플리케이션은 그저 객체를 사용할 뿐이다. 애플리케이션은 main이나 객체가 생성되는 과정을 전혀 모른다.

팩토리

객체가 생성되는 시점을 애플리케이션이 결정할 필요도 생긴다. 예를 들어, 주문처리 시스템에서 애플리케이션은 LineItem 인스턴스를 생성해 Order에 추가한다. 이때는 ABSTRACT FACTORY 패턴을 사용한다. 그러면 LineItem을 생성하는 시점은 애플리케이션이 결정하지만 LineItem을 생성하는 코드는 애플리케이션이 모른다.
모든 의존성이 main에서 애플리케이션으로 향한다. 즉, 애플리케이션은 LineItem이 생성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모른다. 그 방법은 main 쪽에 있는 LineItemFactoryImpl이 안다. 그럼에도 애플리케이션은 LineItem 인스턴스가 생성되는 시점을 완벽하게 통제하며, 필요하다면 애플리케이션에서만 사용하는 생성자 인수도 넘길 수 있다.

의존성 주입

사용과 제작을 분리하는 강력한 메커니즘 하나가 의존성 주입(DI)이다. 의존성 주입은 제어 역전(IOC) 기법을 의존성 관리에 적용한 메커니즘이다. 제어 역전에서는 한 객체가 맡은 보조 책임을 새로운 객체에게 전적으로 떠넘긴다. 새로운 객체는 넘겨받은 책임만 맡으므로 SRP을 지키게 된다. 의존성 관리 맥락에서 객체는 의존성 자체를 인스턴스로 만드는 책임은 지지 않는다. 대신에 이런 책임을 다른 전담 메커니즘에 넘겨야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제어를 역전한다. 초기 설정은 시스템 전체에서 필요하므로 대개 책임질 메커니즘으로 main 루틴이나 특수 컨테이너를 사용한다.

진정한 의존성 주입은 클래스가 의존성을 해결하려 시도하지 않는다. 클래스는 완전히 수동적이다. 대신에 의존성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setter 메서드나 생성자 인수를 제공한다. DI 컨테이너는 대개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필요한 객체의 인스턴스를 만든 후 생성자 인수나 설정자 메서드를 사용해 의존성을 설정한다. 실제로 생성되는 객체 유형은 설정 파일에서 지정하거나 특수 생성 모듈에서 코드로 명시한다.

초기화 지연과 의존성 주입

초기화 지연 기법은 DI를 사용하더라도 때론 유용하다. 먼저 대다수 DI 컨테이너는 필요할 때까지는 객체를 생성하지 않고, 대부분은 계산 지연이나 비슷한 최적화에 쓸 수 있도록 팩토리를 호출하거나 프록시를 생성하는 기법을 제공한다. 즉, 계산 지연 기법이나 이와 유사한 최적화 기법에서 이런 메커니즘을 사용할 수 있다.

확장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물리적인 시스템과 다르다. 관심사를 적절히 분리해 관리한다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점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비즈니스 논리는 EJB2 애플리케이션 컨테이너에 강하게 결합된다. 클래스를 생성할 때는 컨테이너에서 파생해야 하며 컨테이너가 요구하는 다양한 생명주기 메서드도 제공해야 한다. 비즈니스 논리가 큰 컨테이너와 밀접하게 결합되어 단위 테스트도 어렵다. 컨테이너를 흉내 내거나 EJB와 테스트를 실제 서버에 배치해야 한다. 그래서 프레임워크 밖에서 재사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이라는 개념조차 뿌리가 흔들린다. 빈은 다른 빈을 상속 받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EJB2 빈은 DTO를 정의한다. DTO에는 메서드가 없으며 사실상 구조체다. 즉, 동일한 정보를 저장하는 자료 유형이 두 개라는 의미다. 그래서 한 객체에서 다른 객체로 자료를 복사하는 반복적인 규격 코드가 필요하다.

횡단(cross-cutting) 관심사

관점 지향 프로그래밍(AOP)은 횡단 관심사에 대처해 모듈성을 확보하는 일반적인 방법론이다.
AOP에서 관점이라는 모듈 구성 개념은 “특정 관심사를 지원하려면 시스템에서 특정 지점들이 동작하는 방식을 일관성 있게 바꿔야 한다”라고 명시한다. 영속성을 예로 들면, 프로그래머는 영속적으로 저장할 객체와 속성을 선언한 후 영속성 책임을 영속성 프레임워크에 위임한다. 그러면 AOP 프레임워크는 대상 코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태로 동작 방식을 변경한다.

자바 프록시

자바 프록시는 단순한 상황에 적합하다. 개별 객체나 클래스에 메서드 호출을 감싸는 경우가 좋은 예다. 하지만 JDK에서 제공하는 동적 프록시는 인터페이스만 지원한다. 클래스 프록시를 사용하려면 CGLIB, Javaassist 등과 같은 바이트 코드 처리 라이브러리가 필요하다.


// 프록시를 감쌀 인터페이스 Bank
public interface Bank {
    Collection<Account> getAccounts();
    void setAccounts(Collection<Account> accounts);
}

// 비즈니스 논리를 구현하는 POJO
public class BankImpl implements Bank {
    ...
}

public class BankProxyHandler implements InvocationHandler {
    private Bank bank;

    public BankProxyHandler(Bank bank) {
        this.bank = bank;
    }

    public Object invoke(Object proxy, Method method, Object[] args) throws Throwable {
        String methodName = method.getName();
        if(methodName.equals("getAccounts")) {
            ...
            return bank.getAccounts();
        } else if(methodName.equals("setAccounts")) {
            ...
            return null;
        } else {
            ...
        }
    }
}
Bank bank = (Bank) Proxy.newProxyInstance(
    Bank.class.getClassLoader(),
    new Class[] { Bank.class },
    new BankProxyHandler(new BankImpl()));

프록시 API에는 InvocationHandler를 넘겨 줘야 한다. 넘긴 InvocationHandler는 프록시에 호출되는 Bank 메서드를 구현하는 데 사용된다.
프록시를 사용하면 코드 양이 길어져서 깨끗한 코드를 작성하기 어렵다. 또한 프록시는 진정한 AOP 해법에 필요한 시스템 단위로 실행 지점을 명시하는 메커니즘도 제공하지 않는다.

순수 자바 AOP 프레임워크

스프링 AOP, JBoss AOP 등과 같은 여러 자바 프레임워크는 내부적으로 프록시를 사용한다. 스프링은 비즈니스 논리를 POJO로 구현한다. POJO는 순수하게 도메인에 초점을 맞춘다. POJO는 엔터프라이즈 프레임워크에 의존하지 않는다. 따라서 테스트가 간단하다. 상대적으로 단순하여 구현이 쉽고 유지 보수하기 편하다.

프로그래머는 설정 파일이나 API를 사용해 필수적인 애플리케이션 기반 구조를 구현한다. 여기에는 영속성, 트랜잭션, 보안, 캐시, 장애조치 등과 같은 횡단 관심사도 포함된다. 이때 프레임워크는 사용자가 모르게 프록시나 바이트코드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이를 구현한다. 이런 선언들이 요청에 따라 주요 객체를 생성하고 서로 연결하는 등 DI 컨테이너의 구체적인 동작을 제어한다.

AspectJ 관점

관심사를 관점으로 분리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AspectJ 언어다. AspectJ는 언어 차원에서 관점을 모듈화 구성으로 지원하는 자바 언어 확장이다. 스프링 프레임워크는 AspectJ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테스트 주도 시스템 아키텍처 구축

애플리케이션 도메인 논리를 POJO로 작성할 수 있다면, 즉 코드 수준에서 아키텍처 관심사를 분리할 수 있다면, 진정한 테스트 주도 아키텍처 구축이 가능해진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일반적인 범위, 목표, 일정은 물론이고 결과로 내놓을 시스템의 일반적인 구조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변하는 환경에 대처해 진로를 변경할 능력도 유지해야 한다.

최선의 시스템 구조는 각기 POJO 또는 다른 객체로 구현되는 모듈화된 관심사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영역은 해당 영역 코드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관점이나 유사한 도구를 사용해 통합한다. 이런 구조 역시 코드와 마찬가지로 테스트 주도 기법을 적용할 수 있다.

시스템은 도메인 특화 언어(DSL)가 필요하다

DSL은 간단한 스크립트 언어나 표준 언어로 구현한 API를 가리킨다. DSL로 짠 코드는 도메인 전문가가 작성한 구조적인 산문처럼 읽힌다. 좋은 DSL은 도메인 개념과 그 개념을 구현한 코드 사이에 존재하는 의사소통 간극을 줄여준다.
DSL을 사용하면 고차원 정책에서 저차원 세부사항에 이르기까지 모든 추상화 수준과 모든 도메인을 POJO로 표현할 수 있다.

깨끗하지 못한 아키텍처는 생산성이 낮아져 TDD가 제공하는 장점이 사라진다. 버그가 숨어들기 쉬워지고, 스토리를 구현하기 어려워진다. 모든 추상화 단계에서 의도는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 그러려면 POJO를 작성하고 관점 혹은 관점과 유사한 메커니즘을 사용해 각 구현 관심사를 분리해야 한다.
시스템을 설계하든 개별 모듈을 설계하든, 명백한 가치가 있을 때 표준을 사용해야 한다. 굳이 필요하지 않으면 실제로 돌아가는 가장 단순한 수단을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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